[뜬 곳, 뜨는 곳] 순천의 庭園은 계속 자란다 111만㎡에 정원 종류만 55가지 年 방문객 400만명, 수입 100억… 6년만에 가치 24배 늘어 6조원 3년내 5분 거리마다 정원 조성
산책하던 사람들은 튤립·철쭉·라넌큘러스·루피너스·목마가렛·수선화가 활짝 핀 정원에서 걸음을 떼지 못했다. 마스크를 벗고 잠시 꽃향기를 맡고 있었다. 아이 둘과 나들이 온 김선화(42·순천 조례동)씨는 "집에만 갇혀 있는 아이들에게 봄다운 봄을 선물하고 싶었다"며 "드넓은 정원에 오니 막혔던 숨통이 확 트인다"고 말했다.
지난 6일 '대한민국 1호 국가정원'인 전남 순천시 순천만국가정원 호수정원 주위에 봄꽃이 무리져 있다. 정원을 둘러싸고 흐르는 동천은 4.5㎞ 떨어진 순천만을 향해 흐른다. 이곳 외에도 세계정원 13곳 등 개성 있는 정원 55곳이 시민을 맞는다. /김영근 기자
지난 1일 전남 순천의 순천만국가정원의 야외 풍경이다. 코로나가 덮친 평일인데도 3000여명이 국가정원을 방문했다. 주말 하루 평균 방문객은 7000여명이다. 대한민국 1호 국가정원인 순천만국가정원은 면적 111만㎡에 나무 460종 89만 그루, 다양한 봄꽃 23만 뿌리가 심어져 있었다. 영국·미국·일본 등 13개 세계 정원을 포함한 아기자기한 정원 55개가 있다. 순천시는 코로나 확산으로 지난 2월 25일부터 국가정원 내 실내 시설은 폐쇄했으나 야외 정원 전체 공간은 외부에 유료로 공개하고 있다.
원조 국가정원을 보유한 순천은 '정원의 도시'다. 걸어서 5분마다 도서관을 갖춘 순천은 '도서관 도시'에서 2005년부터 순천만이 유명세를 타면서 '생태 도시'로 변모했다. 그러다 '정원의 도시'로 옷을 다시 갈아입은 것이다. 이기정 순천시 국가정원운영과장은 "유럽은 대자연 관광에서 정원을 체험하는 가든투어리즘으로 관광 추세가 바뀌었다"며 "순천은 정원관광으로 국내 관광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3년 개최한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순천을 정원의 도시로 만들었다. 국가정원 조성 전만 해도 지역에선 "나무 심고, 꽃 심는다고 돈이 나오느냐" "행사 끝나고 수목과 화초류 관리하느라 혈세만 낭비할 게 뻔하다"는 우려가 쏟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