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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24 국제신문] “지역 국가공원 조성에 지자체 적극적으로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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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0-02-24 15:22  조회 : 1,892회 

“지역 국가공원 조성에 지자체 적극적으로 나서야”

김강희 100만평문화공원조성범시민협의회 상임의장

 

- 낙동강 하구 국가공원 조성
- 20년째 운동에도 성과 아직
- 4월 총선에 공약 포함도 방법
- 주민의 삶을 위한 공간 필요

100만평문화공원조성범시민협의회(100만평협) 김강희(86)상임의장은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부산을 대표하는 조선기자재업체인 동화엔텍의 창업자인 동시에 100만평협 활동을 14년째 이어오고 있다.

김강희 100만평협 상임의장은 국가공원 조성을 위해서 지자체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서정빈 기자 photobin@kookje.co.kr

100만평협은 부산 낙동강 하구에 대규모 국가도시공원을 만들자는 주장을 1999년부터 펼치는 시민단체다. 기업가가 시민사회단체 활동에 이렇게 오랜기간 매진하는 경우는 드물다.

“기업인이라고 다 개발지향적인건 아닙니다. 사실 우리 회사는 덩치가 큰 제품을 만드는데, 쇠로 만들어진 제품이 많습니다. 일이 거칠기도 하고 위험할 때도 있다보니, 자연스레 사람이 사는 방법과 자연에 관심을 갖게됐죠.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관심 없는 사람이 있을까요”.

그는 지인의 소개를통해 100만평협 활동을 시작했다. 그 전에는 ‘낙동강 하구 국가공원 조성’의 움직임이 있는지도 몰랐다.

그는 낙동강 하구 국가공원 조성 구상을 듣자마자, 당시 최적의 후보지로 꼽히는 부산 강서구 둔치도로 향했다. 서낙동강과 조만강에 둘러쌓인 둔치도의 모습을 보는 순간 그는 ‘해볼만 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이후 100만평협 활동을 시작했다. 100만평협이 주로 학계 인사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생각에 후원기업을 찾는 일을 자임했다.

부산의 도시계획도 그가 공원조성 운동에 발을 들이게 한 계기가 됐다. 예를 들어 해운대구는 부산을 대표하는 신도시이지만, 김 상임의장의 눈에는 ‘실패작’에 불과하다. 그의 눈에 비친 해운대는 고층건물만 우후죽순 들어선 곳이다. 지역 주민이 이용할 수 있는 대규모 공원이 한 곳도 없다는 게 해운대 신도시의 가장 큰 결함이라고 본다.

“해운대를 신도시로 만들어놓고, 겉모습이 보기 좋다며 많은 이가 박수를 치는 모양입니다. 그런데 그 곳에 해운대 해수욕장을 빼면 주민의 삶을 위한 공간이 제대로 있기나 한가요? 사람의 삶에 도움될 곳이 없다면 도시도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김 상임의장은 부산에도 외국처럼 자랑할 수 있는 대규모 공원 한 곳 정도는 있어야 된다고 주장한다. 그는 과거 남미지역을 대상으로 크루즈사업을 할 때를 회상했다. 당시 브라질 등 남미지역에 배가 정박하면 현지 가이드가 관광객과 함께 공원을 둘러봤다는 것이다. 너른 땅에 대규모 공원이 만들어져 있으니,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의 삶도 여유로워 보였다는 게 김 상임의장의 기억이다.

그는 부산지역 국가공원 조성을 위해 지자체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동안 부산을 이끌어온 지자체장과 정치인이 개발을 통한 세수 증대에만 신경을 기울이다 보니 부산에 국가공원이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 상임의장은 앞으로 100만평협의 활동도 이러한 부분을 감안해서 진행되야 한다고 주문했다.

“부산에 대규모 공원을 만들 수 있는 결정권을 가진 지자체장이나 정치인의 움직임을 가볍게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오는 4월에 치러질 총선 등에 ‘낙동강 하구 국가공원 조성’을 국회의원의 공약으로 포함시키는 운동도 벌일 수 있겠습니다. 낙동강 하구에 국가공원을 만들자는 주장은 20여년 전부터 시작됐지만, 아직 크게 변한건 없습니다. 올해는 제대로 전략을 세워서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야 겠습니다”

김 상임의장은 전북 정읍 출신으로 1934년 생이다. 한국해양대 기관학과에 1962년 입학했다.

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