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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02 국제신문] 동부산프로젝트 착착 진행…신공항 제자리, 올림픽은 좌초 2000년 그렸던 부산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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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0-01-28 11:15  조회 : 1,245회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2020년은 상징적인 해로 여겨졌다.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는 시점에 수립됐던 수많은 계획이 완료되는 목표 시점을 2020년으로 잡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부산도 예외는 아니어서 2000년대 초반 2020년을 목표로 한 계획이 쏟아져나왔다. 그중에서도 2005년 수립된 ‘부산발전 2020 비전과 전략’은 2020년을 목표로 한 장기 계획의 결정판이었다. 당시 시는 모두 80조8853억 원을 투입해 계획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공언했다. 시의 계획이 발표되자 그 많은 사업을 과연 완수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렸다. 그렇다면 실제 2020년이 된 지금, 그때 그 시절 계획은 얼마나 현실이 되었을까.


- 市 ‘동북아시대 해양수도’ 비전
- 7대 프로젝트·월드 이벤트 추진
- 본사, 주요 과제 실현 여부 점검

- 도시재창조·문화도시 과제 성과
- 부산시민공원·현대미술관 완성
- 북항재개발·신항만 개발은 박차

- 영도 마린랜드 개발 → 도시재생
- 강서 신도시 올해 타당성 조사
- 충무동 뉴타운 사업 등은 물거품

■2020 비전과 전략은 무엇

부산시와 부산발전연구원이 작성한 ‘부산발전 2020 비전과 전략’에서는 2020년 부산이 ▷국가 남부권 경제 중추도시 ▷동북아 문화·과학 중심도시 ▷세계 자유무역 거점도시로 성장해 ‘21세기 동북아시대 해양수도’가 되는 것을 거시적인 과제로 내세웠다. 이를 위해 7대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2대 월드 이벤트로 ‘2010년 유비쿼터스 세계박람회’와 ‘2020 부산하계올림픽’을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7대 과제는 ▷아시아 관문(Asian Gateway) 프로젝트 ▷서부산 프로젝트 ▷동부산 프로젝트 ▷도시재창조 프로젝트 ▷U-City 프로젝트 ▷문화도시 프로젝트 ▷국제자유도시 추진이다. 당시 보고서에서 중점적으로 내세웠던 7대 프로젝트와 이를 실현할 50여 개의 핵심 과제, 2대 월드 이벤트를 중심으로 당시의 목표가 얼마나 실현됐는지 살펴봤다.
   
‘부산발전 2020 비전과 전략’에서 제시된 7대 프로젝트 중 동부산 프로젝트는 비교적 실현된 분야로 꼽힌다. 사진은 오시리아 관광단지 내 들어선 아난티코브 전경. 국제신문 DB
7대 프로젝트 중 비교적 많이 실현된 분야는 동부산 프로젝트다. 핵심 사업인 ‘동부산 관광테마파크 조성 계획’은 오시리아 관광단지(동부산 관광단지)가 조성되면서 현실화했다. 구상과는 일부 차이가 있으나 테마파크 골프장 호텔 등이 포함돼 전체적인 틀은 갖췄다. ‘국립과학관 건립’ ‘월드컵 빌리지 조성’도 완료됐으며, 최근 기장군에 영화촬영소 건립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영화영상타운 조성에도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서부산 프로젝트 중에선 ‘낙동강 둔치 재정비’ ‘부산 신항만 개발’ ‘경제자유구역 개발’은 완료됐거나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된 사업으로 꼽힌다.
아시아 관문 프로젝트는 북항과 영도구 해안가 일대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한 사업이었다. 그중 ‘마린 테크노폴리스 사업’은 영도구 초입부터 한국해양대까지 이르는 해안을 따라 해양과학기술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사업이었는데, 대신 동삼 혁신지구가 조성됐다. 최근엔 이 지역이 국토부의 노후 공업지역 재생 시범사업에 선정되면서 당시 계획이 실현될 가능성이 한층 커졌으나 완료 시점은 다소 늦어질 전망이다. 도심을 개발하는 도심재창조 프로젝트 중에선 ▷부산역·부전역세권 개발 ▷부산시민공원 조성 ▷송도해수욕장·용두산공원 재정비가 비교적 완료된 사업으로 꼽힌다. 문화도시 조성 관련 사업 중에서 ‘세계적 미술관 설립’은 부산현대미술관이 건립되면서 실현됐고 부산영화체험박물관 국립해양박물관 부산영상센터 전시컨벤션시설 확충 역시 완성됐다. 국립부산도서관은 국회도서관 부산분관으로 변경돼 올해 말 명지 국제신도시 내 문을 연다.

   
부산시민공원은 2006년 기존 하야리아 부대를 폐쇄하고 2011년 8월 문을 열었다. 사진은 공원 전경. 국제신문 DB
■시작은 했으나 끝은 언제?

하지만 지지부진한 사업이 상당수다. 아시아 관문 프로젝트에 포함되는 ‘부산 하버랜드 조성사업’은 북항 일대를 재개발하고, 이를 부산역과 연결해 이 지역을 새로운 국토관문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현재 북항 재개발 1단계 사업 중 기반시설이 2022년 준공될 예정이며, 2단계 사업은 해양수산부가 통합개발추진단을 꾸려 사업계획을 마련 중이다. 사업시행자 공모가 진행 중이며, 4월께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철도 지하화를 통한 원도심과 북항 연결은 이제야 철도 지하화 관련 용역비를 확보, 내년 중 용역을 시작할 계획이어서 완성까지는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았다.

서부산 프로젝트 중에서 이렇다할 진척이 없는 대표적인 사업은 동남권 신공항 건설이다. 당시에도 사업명이 ‘동남권 신공항’이었는데, 오거돈 시장이 다시 가덕도신공항을 꺼내면서 15년 만에 부활했다. 보고서를 보면 당시 시는 한국교통연구원의 ‘부산신공항 개발의 타당성 및 입지조사연구’에서 24시간 공항 운영 측면에서 해상공항이 타당하다고 나왔다며 강서 해상에 공원을 짓겠다는 계획을 내세웠다. 당시 계획대로라면 시는 2010년까지 입지선정 및 기본설계를 마치고, 2013년까지 실시설계를 수립한 뒤 2014년부터 2020년까지 신공항을 건설했어야 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김해신공항을 돌아 지난달에서야 국무총리실의 김해신공항에 대한 기술검증이 시작됐다.

‘강서 신도시 개발’도 여러 번 형태가 바뀌면서 아직도 제자리걸음이다. 한때 시는 김해신공항 조성을 계기로 이 일대를 ‘에어시티’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나 민선 7기에 가덕도신공항을 다시 꺼내 들면서 이 사업도 브레이크가 걸렸다. 그러다 최근 시가 부산구치소 등 교정시설을 이곳으로 옮기면서 그 후속조치로 273만 ㎡ 규모의 강동·대저신도시를 조성하기로 해 다시 주목받는다. 시는 상반기 중 용역비 5억 원을 들여 신도시 조성 타당성 조사에 돌입한다. 그러나 이제 착수 단계이며, 공항 추진상황에 따라 사업계획 자체가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

■말없이 사라진 사업

좌초된 사업도 많다. 2010년 열겠다던 유비쿼터스 세계박람회와 2020년 하계올림픽 유치 등 2대 월드이벤트는 무산됐다. 그 대신 시는 월드 이벤트 사업으로 ‘2030 부산월드엑스포 사업’을 추진한다. 아시아 관문 프로젝트의 하나인 ‘영도 마린랜드’ 조성은 영도 수리조선소 밀집 지역에 복합마리나 마린돔 테마파크 등을 짓는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현재 이 지역은 깡깡이 마을로 조성돼 개발이 아닌 도시재생 사업으로 주목받는다.

서낙동강 생태공원 조성사업 역시 아직은 계획에 불과하다. 당시엔 둔치도와 중사도를 잇는 서낙동강 일대에서 수상 레저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는 계획이었다. 또 강서신도시와 배후시설을 연결해 트레킹 코스로 활용하고, 무동력 선박을 이용해 생태관광을 활성화한다는 구상도 있었다. 그러나 해당 지역이 에코델타시티 부지에 편입되면서 사업 방향 자체가 완전히 바뀌었다. 무동력 선박을 이용한 생태관광은 낙동강 하구 관광 계획 때마다 등장한 단골 메뉴이지만 현재는 부산관광공사가 동력 유람선을 운항 중이다. 그러나 민간이 중심이 돼 이 일대를 국가도시공원으로 지정하자는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만큼 앞으로 공원으로 조성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동부산 프로젝트 중에선 ‘야생동물원’ ‘시니어콤플렉스’ ‘국립노화종합연구원’ ‘동북아 메디컬 콤플렉스’ 조성사업이 추진되지 못했다. 한때 오시리아 관광단지 내에 노인이나 의료 관련 시설 입주가 타진되기도 했으나 이케아 입점이 확정되고 대다수 부지가 호텔이나 콘도 등 건립사업으로 변경돼 원래 계획은 사실상 흐지부지됐다.

도심재창조 프로젝트 사업 중에서는 ‘충무동 뉴타운 사업’이 물거품 됐다. 애초 시는 서구 남부민동·충무동·초장동 일대 102만 ㎡를 개발하려고 했으나 사업 지연으로 주민 불편이 가중되자 2012년 주민 동의를 받아 뉴타운 구역을 해제했다. 안창마을 재개발 역시 실현되지 못했다. 고지대 노후불량 주거지를 친환경적으로 개발하고 특화먹거리타운으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이었는데, 구 경계에 걸쳐 있는 데다 사업성 문제로 추진되지 못했다. 금강공원을 재개발하는 ‘금강웰빙파크 조성’ 사업도 여태껏 지지부진해 10년 넘게 제자리걸음이다. 부산연구원 김형균 부산학연구센터장은 “현실이 된 사업이 있지만 정치 등 여러 이유로 인해 실현되지 못한 메가 프로젝트도 많다. 지역사회가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는 정권이 바뀌고 사람이 바뀌더라도 합의로 정해진 비전은 지속해서 이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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